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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거 때만 되면 ‘철도 지하화’ 공약(空約)

지상구간 활용으로 막대한 공사비 충당 어려워

변완영 | 기사입력 2024/02/06 [05:35]

[기자수첩] 선거 때만 되면 ‘철도 지하화’ 공약(空約)

지상구간 활용으로 막대한 공사비 충당 어려워

변완영 | 입력 : 2024/02/06 [05:35]

▲ 변완영 기자     ©국토교통뉴스

[국토교통뉴스=변완영 기자] 바야흐로 선거철이라는 게 실감난다. 실현 가능성 없는 공약을 마구잡이로 던지고 보자는 식으로 총선 공약들이 남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철도 지하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안’이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 이름도 20자가 넘는다. 일명 ‘철도지하화법’이다.

 

이 법안은 국유재산인 지상철도 용지를 사업시행자에게 현물출자하고 사업시행자가 이용지(地)를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해 지상 철도를 지하로 옮기는 것이 골자다. 사업자는 지상용지를 상업시설과 주거,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그 수익으로 지하화 사업비용을 충당한다는 내용이다.

 

철도지하화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경인‧경부‧호남선 등을 지나는 지자체들이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토부는 ‘최근 대통령실에 5개권역내 9개 철도 노선을 지하화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전국 교통지하화 계획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런 내용을 보고한 바도 없으며. 철도지하화 대상 노선이 정해진 것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만일 서울 2호선이 지나는 지상철 8개구간의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이 배제되었다고 분개할 것이기에 정부가 섣불리 나서기는 곤란할 것이다.

 

공사가 진행되려면 계획수립→사업비 산출→예산안편성→시공사 선정→착공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만일 국비를 사용하려면 B/C문턱을 넘어야 예비타당성(예타)가 통과되는데, 그간 서울 2호선 0.09, 부산 경부산 0.59로 1을 넘지 못해 무산된바 있다. 

 

그러나 이법이 시행되면 예타 조사가 면제된다. 철도부지와 철도 주변지역을 효과적으로 개발해 철도시설 및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상부공간을 녹지공간이나 역세권 개발로 확대할 수 있어 철도로 단절됐던 지역의 통합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철도부지는 국유재산이라 정부가 출자한 기업체에만 줄 수 있도록 제한했는데, 현재 30곳이 넘는 정부산하기관(공사)중 LH가 가장 유력하다. 그럼에도 막대한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서울의 경우 지상구간을 모두 지하화하는데 무려 45조원이 든다는 보고가 있다. 지하화 하는 땅의 사업수익으로 비용을 충당한다 해도 철도부지는 철로가 있는 기다란 모양이라 사업성이 제한적이며, 부동산 가치도 미약하다. 특히 고가로 되어있는 부분은 더더욱 값어치가 떨어진다. 겨우 역사정도의 나오는 부지로 막대한 지하철공사비를 충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지역별로 지가가 달라서 수익성도 천차만별이다. 결국 ‘사업성 확보’가 관건인데. 좁은 부지에 최대한 높은 용적률이 나와야 하니까 오피스텔, 상가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아파트를 짓기는 어렵고 그나마 주상복합건물이 지어질수 있지만, 도시계획 차원에서는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모국회의원은 자신이 2008년부터 철도 지하화 공약을 최초로 했다고 하니 벌써 15년이 훌쩍 지났다. 수없이 많은 선거를 치렀으나 아직도 이 사업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냉철히 살펴야한다. 마구잡이식으로  표심을 얻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공약은 선거철의 단골 메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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